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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턱관절 통증, 이갈이 치료 후기

한동안 저를 괴롭혔던 턱관절 통증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요즘에는 꽤나 많은 분들이 턱관절로 인해 고생하시는 것 같아요. 저도 고생했던 한 사람으로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 알기 때문에 제 후기를 남겨볼게요. 진짜 어릴 땐 제가 턱관절로 고생을 하리라고는 정말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데요.... 건강하게 사는 게 최고...

 

턱관절 통증을 느끼다

정말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통증이 느껴졌어요. 이가 아프다고 해야 하나.. 저녁에 도넛인가 무슨 달달한 디저트를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찌릿하더니 잇몸이 아픈, 싸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달았나? 싶어서 이를 닦고 통증을 애써 무시해보려 했는데 머리까지 찌릿한 느낌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더라고요.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잠을 청했어요. 자고 일어났는데도 통증이 계속 찾아왔고 그 세기가 엄청 강해지더라고요. 다시 생각하기도 싫을 강도였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아팠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두통이 팍 왔다가 다시 잠잠했다가 다시 퍽하고 왔다가 반복을 하더라고요. 하루 겨우 참다가 퇴근하고 바로 치과를 찾아갔어요. 통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엑스레이도 찍어보고 검진도 받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약간의 충치가 있지만 통증이 있을만한 원인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이상 없으니 가보라고 하시는데 순간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저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머리가 아픈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가라뇨? 저는 이렇게 아픈데요?? 했더니 진통제만 처방을 해주시더군요. 

 

정말.... 병원에 와도 치료를 할 수 없다는 그 무력함과 허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진통제로 버티다가 조금 큰 병원으로 갔습니다. 종합병원에 있는 치과였는데요. 거기서도 별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어요. 그냥 염증이 생긴 것 같아서 약을 처방해 주겠다는 거였는데 기대 안 했는데 놀랍게도 약을 먹으니 바로 나았어요. 근데 한번 통증을 겪고 나니 그 약을 계속 가지고 다녔고 한동안 혹시 다시 생길까 불안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약으로 인해 통증이 나았지만 턱관절의 문제인가 하고 여러 병원들을 찾아다니게 됩니다.

 

그러다가, 일산의 한 이비인후과에 가서 CT촬영을 했는데 처음으로 제 구강구조와 얼굴형 등 전반적인 모습을 보게 되었죠.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너무 신기한 일이었어요. 의사 선생님이 제 구강구조의 너비가 좁아서 제대로 누우면 혀가 기도를 막아서 옆으로 자겠는데요? 하시더라고요!! 맞아요 저는 엄청 뒹굴거리면서 옆으로 잤다가 다시 반대로 누웠다가 하거든요. 그러면서 팔이 욱신거리거나 그러진 않냐고 물어보셨는데 그게 이런 구조는 옆으로 잠을 자기 때문에 다리도 불편하고 팔도 눌려서 평소에 아플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는 별로 안 아파요 했지만 지금은 아파졌어요 ㅎㅎ... 암튼 의사 선생님이 전체적인 제 수면 진단을 해주시면서 수면다원검사를 권하시더라고요. 근데 그게 가격이 거의 80만 원 정도 했어서 그 정도로 필요하진 않다고 판단해서 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바로 진단을 해주실 정도면 받아볼걸 그랬나 봐요. 아무튼 제 몸을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죠. 그때 CT결과지를 보여주시면서 광대뼈 사이에 빈 공간이 있는데 거기에 축농증으로 콧물이 쌓여있다. 그게 염증이 되면 부비동염인데 그것 때문에 치통처럼 두통이 세게 온 거다라고 원인을 처음으로 제대로 설명 들었죠. 저는 그때 제 인생 처음으로 비염, 축농증이 내게 있구나도 처음 알았죠. CT의 힘인가, 의사 선생님의 능력인가. 비염 있는 친구들 보면서 참 힘들겠다 했는데 그게 나였다니.... 어쩐지 겨울이면 콧물이 자꾸 나고 밥 먹을 때도 나고 막 그러더라니.... 

 

이갈이

그 때의 통증으로 제 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더 아프기 싫었거든요. 일단 저는 어릴 때부터 이갈이가 심했어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송곳니가 갈려있고 눈썰미 좋으신 치과의사들은 보면 이갈이 있으시네요 할 정도예요. 제가 중학생 때 교정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 교정이 심오한 기술이라서 이게 제 구강구조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움직여놓으면 이렇게 이갈이가 계속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어떤 책에서 보니 이갈이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모유수유 기간이 짧으면 신생아시절 불안감이 지속되어 이갈이로 나타날 수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물어봤는데 언니는 수유를 길게 했는데 너는 짧게 했다고 말해주더라고요. 그거 듣고 엄마가 수유를 짧게 해 줘서 내가 이 가는 거라고. 예전에는 엄마가 이 간다고 말해줘서 알았지 저는 자니까 이갈이를 하는지 못 느끼잖아요? 그래서 신경을 안 쓰다가 통증을 계기로 턱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니 이를 가는 게 꽤나 힘이 세서 치아가 깨질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두둥! 진짜 충격... 잠을 안 잘 수도 없고...! 그래서 여러 후기들을 찾아보다가 턱관절 치료를 하는 치과들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후기가 믿을만한 곳이 두 군데 있었고 그중에 일산에 하나가 있어 예약을 했어요. 작은 동네 치과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예약 잡기도 힘들었어요. 병원에서 턱 사진을 찍더니 원장님이 설명을 해주기를, 윗니와 아랫니를 잇는 곳에 관절이 있는데 이게 닳아져 있고 왼쪽과 오른쪽이 불균형해서 비대칭이 생긴다고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셨.... 는데 너무 속상 ㅠㅠㅠ 지금은 괜찮지만 심한 사람들은 입을 잘 벌리지도 못한다고! 확실한 건 지금은 괜찮지만 나는 이를 가는 상태니까 치료를 받아야겠다 싶어서 병원을 꾸준히 다니기 시작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방문해서 오른쪽 왼쪽 균형을 맞추고 스플린트를 제작해서 잘 때 이를 보호하며 그렇게 조심히 살았다. 스플린트는 다행히도 교정치과에서 제작했었던 게 있어서 그걸 조금씩 갈아서 구강구조의 균형을 맞추는 치료를 했다. 2년 정도 꾸준히 받았고 중간에 보톡스를 맞으면 효과가 좋다고 해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으나 아직도 못함.... 치료를 빙자한 미용을 해보고 싶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하자는 말을 안 하셔서..... 암튼 잘 받고 있었고 효과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사를 하게 되면서 여기까지 다닐 수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안 가게 되었다는 후기.

 

지금의 상태

그 후로 기본 치과검진을 제외하고는 따로 치료를 받진 않았다. 그래도 스플린트는 매일 잘 때 착용하고 있고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안하고 자는 날이면 얼굴 근육이 뻐근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서 아직도 이를 가는구나 짐작만 하고 있다. 누군가와 여행을 가거나 같이 자는 날이면 혹시라도 피해를 줄까 꼭 끼게 되는 스플린트 ㅋㅋㅋㅋㅋㅋㅋ여행필수템 ㅋㅋㅋ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니 다른 사람이 이가는 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내가 이렇구나 싶어서 꼭 챙겨다 님 ㅋㅋㅋㅋㅋ 지금은 별일은 없지만 그래도 가끔씩 턱근육 마사지도 해주고 지압도 해주면서 풀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휴우 턱관절도 생각해야 하는 나이라니....

중간에 턱이 좀 아픈것 같아서 겸사겸사 아주대 병원을 예약해서 갔는데 나 정도는 일반인 취급이라며 안 와도 된다고 하셨다.... 입도 안 벌어지는 사람들도 많다며 ㅜㅜ 그 정도는 되지 않게 잘 관리하고 딱딱하거나 무리되는 건 먹지 말고 평상시에 관리하자. 혹시라도 비슷한 증상이 있어서 이 글을 보고 계신 분이 있다면 바로 병원 가서 검사받고 관리하자고 말씀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