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기간제 교사에 대한 모든 것

어릴 때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직업 중 가장 흔한 것이 선생님이다. 학교에서 마주하기 때문에 교사라는 직업이 다른 직업에 비해 편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교사인 내 친구는 공부를 잘했고 주변에 볼 수 있는 직업이 교사라서 자연스럽게 선생님이 되었는데 어릴 적 자신에게 더 넓은 시각이 있었더라면, 더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었다면 후회를 하곤 했다. 나의 첫 직업은 기간제 교사였다. 특수 과목이었기 때문에 교사를 구하기가 어려워 졸업하기 전에 학교에서 채용 연락을 주었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그때의 이야기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기간제 교사란?

먼저 정교사에 대해 알아야 한다. 정교사의 경우 임용고시를 봐서 발령을 받게 된다. 보통은 자신이 원하는 지역을 선택해서 경기도 교육청, 충청남도 교육청 등 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붙게 되며 그곳에서만 일할 수 있다. 임용고시에 응시할 수 있는 조건이 교원자격증인데 사범대를 나오거나 일반 전공에서 교직이수를 하게 되면 받을 수 있다. 학교에서는 휴직이나 대타 혹은 어떠한 이유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기 위해 기간제 교사를 뽑게 된다. 기간제 교사는 계약직으로 조건은 교원자격증이 있어야 가능하다. 채용공고가 뜨고 지원을 하게 되면 다른 채용과정처럼 면접과 수업시연 등을 진행하고 채용되게 된다. 생각보다 기간제교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큰 편인데 큰 학교인 경우에는 굉장히 많다. 다양한 케이스가 있긴 하지만 보통은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중에 기간제 교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월급

기간제 교사의 월급은 정교사와 마찬가지로 호봉제이다. 8호봉부터 시작했고 정교사는 연금을 위한 돈을 빼가지만 (어차피 받을 돈이기 하지만) 기간제교사는 빠지지 않기 때문에 실수령은 더 많다고 보면 된다. 

 

업무

기간제 교사의 업무도 2월에 업무가 배정될 때 정교사들과 마찬가지로 정해지게 된다. 담임을 할 수도 있고 비담임을 할 수도 있는데 그 자리에 특성에 맞게 정해지곤 한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편적으로 업무를 하거나 교과별 업무를 할 때 기간제 교사들이 더 열정적이라고 다들 말하고는 했는데 아무래도 계약직이다 보니 더 열심히 하는 게 있지 않을까 싶다. 기사에도 자주 나오지만 교사들의 업무는 상상초월이다. 담임이든 비담임이든 수업만으로도 하루가 꽉 차고 수업을 준비하는 시간이 정말 넉넉하지 않다. 그 외에도 행정업무들이 넘쳐나고 담임이면 아이들 케어와 사건사고를 수습하기 바쁘다. 게다가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시험 출제도 해야 하고 출제에 대한 부담이 엄청나다. 내신과 관련해서 문제가 생기면 곤란하기 때문에 출제기간에는 신경이 곤두서있다. 성적처리나 수행평가와 같은 부분도 계획하고 실행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매우 많고 복잡해서 힘든 편이다. 게다가 수능 때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수능 감독으로 참여를 해야 하는데 이것도 꽤나 골치 아픈 일이다. 나 같은 경우는 수능 방송을 담당하여 연수를 들으러 다니고 한동안 긴장했었다. 교사는 수업 이외의 업무가 많을뿐더러 일이 생겼을 때 지고 가야 하는 부담이 너무 큰 직업이다. 어떻게 보면 학생과 학부모에게 잘 보여하는(?) 서비스 직업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럼에도 더 나은 수업을 위해 연구하고 준비하는 걸 보면 교사도 사명감이 뛰어나야 할 수 있는 것 같다. 

 

차별

정교사와 기간제교사는 일은 같지만 다를 수밖에 없다. 똑같이 수업을 하고 같은 업무를 하기 때문에 가끔 차별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부분은 모르겠고 억울하게 업무가 몰리거나 다들 기피하는 일이 내게 와도 참고해야 하는 일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 정도이다. 

애로사항

우리가 어릴 때는 어떤 선생님이 정교사고, 기간제인지 관심도 없었고 있는지도 몰랐다. 근데 지금은 아니다. 실제로 물어보는 학생들이 있고 그게 평가의 잣대로 느껴질 때가 간혹 있다. 하지만 아이들과의 관계는 이게 전부가 아니고 다른 것들로 충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큰 애로사항은 아니다. 

방학

기간제 교사도 방학은 똑같다. 이 글을 쓰다보니 여러 면에서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나처럼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일 년 일하다가 여행으로 길게 나갔다 왔다가 다시 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면에서 기간제 교사를 편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계약직이라서 그 점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요즘은 더 늘고 있는 것 같다. 좋게 생각하면 내가 원하는 지역에서 내가 원할 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결론

사람마다 경험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기간제교사는 정말 좋은 직업이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나에게 수업은 곧 힐링이었고 방학이 있어 나의 경험치를 쌓기에도 너무 좋은 요건이었다. 방학 동안 공부하고 여행했던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내가 완성된 것 같다. 공무원이 그렇듯 교사 월급은 작지만 그럼에도 교사에게 주어진 장점들을 모아 모아 즐긴다면 그래도 추천할 만한 직업인 것 같다.